포도농가 일손 돕기·보이스피싱 예방캠페인 등
입장면 분회 회원 20명이 ‘쾌적한 내 고장 만들기’도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어 어르신들이 봉사에 나섰다.”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지회장 유홍준) 소속의 위례봉사단원들이 봉사 대열에 앞장 선 이유이다. 이 봉사단은 포도농가의 일손 돕기, 홀몸 어르신 가정 청소 및 말벗, 마을 환경정화 활동, 보이스피싱 예방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오준호(79) 위례봉사단 단장은 “천안시지회 입장면분회의 남녀 회원 20명이 지회의 제안에 따라 4년 전 결성했다”며 “75~80세 어르신들이 농촌 인력을 대신하고, 취약계층 노인을 돕고, ‘쾌적한 내 고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입장면분회장으로, 산하의 43개 경로당을 관리하고 있다. 과거 JC 회원, 새마을남녀지도자협의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했다.
봉사단 명칭은 지역명소 중 하나인 위례산에서 따왔다. 해발 523m의 위례산은 한때 백제의 북쪽 방어선으로, 정상에 위례성터가 남아있다.
위례봉사단원들이 포도농가 돕기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입장이 거봉포도의 최대 산지여서다.
봉사단원 중 최고 연장자인 연종흠(86) 단원은 “입장 거봉포도는 전국 총 생산량의 43%를 점유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고, 자부심도 높다”며 “비가림 재배, 봉지씌우기 등 친환경적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일손이 부족한 탓에 우리가 그 일을 대신 한다”고 말했다.
입장 거봉은 1937년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으로, 1968년 입장과 성거 지역을 중심으로 뿌리를 내린 후 천안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포도재배는 노동 강도가 높아 농사 경험이 풍부한 봉사단원들일지라도 결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봉림 단원(75·하장3리경로당 회장)은 “고개를 들고 포도송이에 종이를 씌우다보면 눈에도 티가 들어가고, 팔·고개 등이 아프다”며 “농가주인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 받고, 마친 뒤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 순간 힘든 걸 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하장3리경로당 63명 회원은 서로 협조가 잘 되고, 화목한 분위기속에서 재밌게 지낸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일원(73) 단원도 “농가 측에서 잘 대해준다”며 “새참도 주고, 수확한 포도를 나눠주기도 한다”며 웃었다.
포도농가의 바쁜 일을 처리한 요즘, 봉사단원들은 또 다른 영역에서 땀을 흘린다.
한 단원은 “마을 가까이 있는 낚시터 주변의 오물과 쓰레기를 줍고, 골목길을 청소하고,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화장실 등을 청소해준다”며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홍보활동도 한다”고 밝혔다.
유홍준 천안시지회장은 “한 가지 분야만의 봉사도 힘들 텐데 위례봉사단원들은 다방면에 걸쳐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며 “어르신 단원들 덕분에 마을도 깨끗해지고, 포도농가의 어려움도 해소돼 지역에서 칭찬이 자자하다”고 말했다.